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요. 언제까지고 내 곁에 있어 줘요. 영화를 보면서 민주는 주인공이 꽤 비참하다고 생각했다. 이 나라에 막막하고 불쌍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, 왜 저런 영화가 히트를 치는지 민주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. 나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있구나 하고 안심을 하는 건지. 아님 그저 유행에 같이 끼고 싶어서 보는 건지. 어느 쪽이...
어느 순간부터 채원은 민주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. 민주가 항상 좋아한다고 말하던 딸기 맛 사탕은 사실 채원이 먼저 좋아한 것이었고, 잘 때 듣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도 채원이 추천해준 것이었으며, 분명 힘들고 귀찮을 것을 알면서도 학생회에 들어간 것 역시 채원의 영향이 컸다. 휴대폰 비밀번호조차 채원의 생일이었다. 채원이 비밀번호가 왜 0801이냐고 물어보았...
악惡을 쫓으려면 내가 악이 되는 수밖에 없다. 선善으로서 악을 덮으려 해도 결국 선을 연기하는 또 다른 악일 뿐이다. 민주는 방문을 굳게 잠그고 삐걱거리는 침대에 천천히 누웠다. 얼마나 숨을 참아야 눈을 감을 수 있지? 그건 아무도 몰랐다. 애초에 안 될 걸 알면서도 민주는 자꾸만 그런 생각을 했다. 우당탕, 하고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. 고함을 ...
"회식 가실 거예요?"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채원의 귀에 박혔다. 바쁘게 타이핑을 하던 손이 멈추고 곧 시선이 민주에게로 향한다. 민주는 흰색 파티션 위로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었다. 채원은 긴 웨이브 머리를 가볍게 묶으며 입술을 움직였다. "회식?" "네. 큰 프로젝트 하나 끝난 기념으로." "내가 가면 사람들 불편해하잖아요." "아닌데. 저희 다 팀장님 ...
언니.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? 아니. 그럼 저랑 키스할래요? 민주의 권유를 거부하기엔 채원은 호기심이 많은 열여덟이었고 뒷감당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. 그저 뜨거운 여름 햇살과 잔잔한 바람소리에 이끌려 눈을 감고 민주에게 얼굴을 가까이 했을 뿐이었다. 민주는 그런 채원을 보며 뒷목에 흐르는 땀을 무시하고 같이 눈을 감았다. 그 여름체리 아. 보충 가기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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